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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뉴 페이톤, 디자인은 보수 성능은 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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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종훈 작성일10-10-15 14:09 조회4,45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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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톤은 폭스바겐의 플레그십카다. 드레스덴에 위치한 유리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의사처럼 하얀 가운을 입고 만들어내는 차가 바로 페이톤이다. 공장 바닥은 나무 마루로 되어있고 은은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공장이라고 한다. 하루 생산량은 30대를 넘지 않는다. 그 페이톤이 새롭게 변해 지난 9월 한국에 출시했다. 뉴 페이톤이다. 


폭스바겐은 페이톤을 만들면서 엄청나게 공을 들였다. 장인의 숨결을 불어넣은 고급차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많은 장치들을 했다. 최고급으로 꾸민 공장도, 그 안에서 연구원처럼 작업하는 ‘장인’이라 불리는 근로자들도 따지고 보면 페이톤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장치에 해당한다. 


페이톤에는 3개 모델이 있다. 3.0 디젤 엔진과, 4.2 가솔린 엔진을 얹은 노멀 휠 베이스(NWB) 스탠더드와 롱휠베이스 모델이 있다. 시승차는 4.2 가솔린 스탠더드 모델. 3.0 디젤이 궁금했지만 시승차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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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톤의 디자인은 더욱 단정하게 정돈됐다. 헤드램프 아래로 LED 램프를 추가했고 헤드램프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통일된 느낌으로 자리했다. 4개의 은색선, 혹은 3개의 검은 선으로 드러나는 라디에이터 그릴은 한가운데 폭스바겐 엠블럼을 드러내며 강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라디에이터그릴에서 꺾인 선이 보닛을 타고 흐르며 각진 모습을 살짝 드러낸다. 셔츠 아래로 비추는 근육을 보는 듯하다. 


단정함은 뒷모습에서도 마찬가지다. 리어 램프의 디테일에서 이전과 다른 모습을 찾을 수 있지만 전체적인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폭스바겐이라는 앰블렘만 있을 뿐 페이톤이라는 이름도, 엔진 배기량을 나타내는 표기도 없다. 단순함의 힘을 보여주는 뒷모습이다. 변화를 겪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수적인 디자인 기조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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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고급스럽게 만들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밝은 컬러로 적용한 나무들이 실내를 화려하게 만든다. 가죽과 나무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핸들은 고급스럽다. 전체적으로 나무가 도드라져 보이는 인테리어다. 실내를 4개 구역으로 나눠서 에어컨을 다르게 세팅할 수 있는 4존 클리마트로닉 시스템이 적용됐다. 


신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있다. 폭스바겐 본사가 새로 만들었고 한글지원까지 한다는 시스템이다. 8인치 모니터가 시원하다. 다양한 정보가 선명한 해상도로 보여진다. 만도 지니맵을 쓰고 있다. 한국시장이 커지면서 본사 차원에서도 많이 신경 쓰는 것을 본다. 조악한 내비게이션을 고집하며 소비자들을 외면하는 벤츠보다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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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톤 4.2 스탠다드는 335마력의 힘을 가졌다. 333마력의 힘을 가진 인피니티 M37과 비슷한 출력이다. 힘은 강하게 느껴진다. 차의 무게가 있다 보니 가볍고 경쾌한 움직임이기보다 적당한 무게감을 가진 가속감이다. 


계측기로 측정한 제로백은 7.33초, 141.72m였다. 시속 200km 도달 시간은 29.93초. 거리는 1079m로 각각 측정됐다. 메이커가 발표한 제로백은 6.9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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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 주행안정성은 돋보인다. 시속 160km 속도에서도 불안하지 않다. 편안했다. 바람소리도 크지 않았다. 페이톤의 풀타임 사륜구동장치인 4모션이 빛을 발하는 것이다. 뒷바퀴 굴림 차보다 한 수 위의 안정감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한겨울 빙판길에서 쩔쩔매는 럭셔리 세단의 굴욕에서 페이톤은 자유롭다. 4모션이 있어서다. 


코너에서 사륜구동의 진가는 더욱 빛난다. 한계속도가 훨씬 여유 있는 것이 확연하게 느껴진다. 페이톤은 코너에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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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00km에서 급제동을 했다. 제동거리는 35.68m로 빠르게 섰다. 제동시간은 2.61초. 차의 덩치에 비해 확실하고 빠른 제동성능이다. 급제동을 하면 스스로 비상등을 작동시킨다. 차가 알아서 안전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페이톤은 한국에서 더 많이 사랑받는 모델이다. 독일 이외 지역에서는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 넉넉한 크기. 보수적 디자인, 고급 인테리어 등이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당기는 요소들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엔진 사운드는 과하지 않다. 낮게 으르렁거리는 잘 튜닝된 소리가 좋다. 억지로 소리를 덮는 게 아니라 듣기 좋게 조율한 사운드가 운전자를 적당히 자극시킨다. 계기판 속도계를 시속 100km에 맞추면 D와 6단에서 1900rpm, 5단에서 2500rpm, 4단에서 3100rpm, 3단 4200rpm을 각각 마크한다. 시속 100km에서 실내 소음은 86-87데시벨을 기록했고 최대 90데시벨까지 올라갔다. 


급출발할 때 휠스핀은 일어나지 않았다. 미끄러지면서 힘이 낭비되지 않도록 힘을 잘 제어한다는 말이다. 


서스펜션은 컴포트, 스포츠모드 사이에서 적절한 수준을 택할 수 있게 했다. 운전자의 취향 혹은 주행 조건에 맞춰 섬세하게 세팅할 수 있어 좋다. 차고 높이를 조절할 수도 있다. 좋지 않은 길을 갈 땐 차를 살짝 들어 올려 달리면 좋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냉풍이 나오는 시트다. 올여름처럼 더운 여름에는 매우 반가운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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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의 단도직입. 

인테리어가 딱딱하다.  직선을 많이 써서 독일 병정 같은 느낌을 준다.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선루프는 로터리 스위치로 한 번에 열고 싶은 만큼 열 수 있지만 선루프 커버는 한 번에 열리지 않는다. 열리는 동안 버튼을 누르고 있어야 한다. 불편하다. 프리미엄 럭셔리 세단으로 페이톤은 매우 훌륭한 디자인과 성능을 갖췄다. 다만 브랜드 이미지와의 부조화는 아쉽다. 폭스바겐, 즉 국민차 회사에서 만드는 럭셔리 세단이어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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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 오종훈 yes@autodiary.kr

사진 / 이승용 www.cameraey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