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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승기

미소 짓는 힘, 재규어 XF 2.2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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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종훈 작성일12-01-02 10:43 조회12,339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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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F가 새 모델을 선보였다. 지난 11월 국내 출시한 XF는 신형 엔진을 적용한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다.
더 뉴 재규어 XF는 신형 2.2리터 AJ-i4D 터보 디젤 엔진을 비롯해 3.0리터 V6 터보 디젤 엔진을 장착한 "럭셔리", "프리미엄" 및 "포트폴리오", 5.0리터 직분사 V8 DOHC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5.0 ‘프리미엄’, 그리고 5.0리터 V8 수퍼차저 엔진을 장착한 XFR 등 총 6가지 라인업을 선보였다. 배기량을 달리하는 가솔린과 디젤 엔진으로 화려한 라인업을 짠 것. 그중 엔트리 모델이라 할 수 있는 2.2 디젤 엔진 모델을 타고 시승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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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는 고성능과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기억되는 브랜드다. 인도 기업이 됐지만 여전히 영국 이미지를 물씬 풍기며 유러피언 럭셔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재규어는 파워풀한 성능 못지않게 개성 강한 디자인이 시선을 붙잡는다. XF도 그렇다. 재규어의 오리지널리티를 찾기 힘든 현대적 모습으로 탈바꿈했지만 개성 강한 라인으로 다른 어떤 차와도 겹쳐지지 않는 나만의 모습을 완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재규어의 DNA는 이 차에도 살아 숨 쉬고 있다.


"J-블레이드" 시그니처가 채택된 LED 헤드램프, 새롭게 개선된 리어 디자인의 핵심인 테일램프는 밤길을 달릴 때 더 확실한 존재감을 뽐낸다. 인테리어도 그렇다. 심장박동과 같은 속도로 깜빡이는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회전하며 열리는 통풍구, 센터콘솔에서 운전자의 손 안으로 솟아오르는 재규어 드라이브 셀렉터가 드라이버의 감성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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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화면으로 제공되는 TFT 계기판, 운전자를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감싸주는 시트디자인, 중앙 콘솔 내에 위치한 7인치 터치스크린 등이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실내를 구성한다. 인테리어 컬러는 몇 가지가 섞여 있다. 회색 대시보드, 갈색 우드 장식, 밝은 아이보리 계열의 시트 등이 어우러져 있다. 컬러의 통일감은 떨어지지만 고급스러움은 충분하다.


2.2 디젤 엔진에 터보를 얹어 최고출력 190마력의 힘을 내는 모델이다. 2,000rpm에서 터지는 45.9kg.m의 토크는 중저속 구간에서 확실한 가속력을 끌어내는 원천이다. 0-100km/h 도달시간 8.5초, 최고속도 225km/h가 메이커 공인 기록. 


스티어링휠에는 패들 시프트를 적용했다. 핸들을 쥔 채로 가볍게 터치하면 변속이 이뤄진다. 수동 변속이 이뤄지는 순간 계기판에 1부터 8까지 펼쳐지는 숫자가 인상적이다. 시각적 만족감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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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F 2.2 디젤 모델에는 재규어 최초로 인텔리전트 스톱/스타트 기능이 적용됐다. 엔진 동력이 불필요한 경우에는 엔진을 정지시켜 연비와 CO₂배출을 낮추고, TSS(Tandem Solenoid Starter)기능을 통해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는 즉시 시동이 걸려 신속하게 재출발이 가능하다.


당연히 후륜구동이다. 리어 타이어가 구동하며 차체를 밀고 가는 느낌이 매우 안정적이다. 후륜구동차는 승차감, 주행안정성, 코너링에서 강하고 공간의 협소함, 눈길에서의 구동력 확보가 어렵고, 동력 전달 손실 등을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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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페달을 지그시 밟고 속도를 올리면 편안한 승차감이 진수를 느낀다. 제법 속도를 올릴 때까지도 안정된 느낌은 사라지지 않는다. 체감속도가 실제 주행속도보다 낮아 고속주행을 할 때에는 계기판에서 속도를 확인하는 것을 게을리 하면 안된다. 편안한 느낌에 무심코 달리다 보면 과속하게 된다. 


핸들은 2.3 회전한다. 매우 타이트한 조향비다. 일반적으로 3회전, 조금 예민하게 세팅할 때 2.5 회전 전후인데 이보다도 훨씬 더 좁은 조향비다. 핸들을 조금 움직여도 크게 반응하는 민감한 핸들임을 알 수 있다. 핸들은 굵다. 쥐는 맛이 있다.


선루프는 넓게 열린다. 버튼을 오래 누르지 않고 원터치만으로 작동한다. 실내등은 터치조차 필요 없다. 램프 근처로 손을 슬쩍 스치기만해도 등이 켜지고 꺼진다. 마술같은 손동작이 실내의 지루함을 덜어낼 수 있게 해준다.


시속 100km에 속도를 맞췄다. rpm은 1700이다. 매우 안정된 엔진회전수다. 2.2 디젤 엔진과 ZF의 자동 8단 변속기의 궁합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안정감이다. 시속 100km를 유지하며 각 단에서의 rpm을 체크했다. 8단 1300, 7단 1500, 6단 2000, 5단 2500, 4단 3300 rpm을 각각 마크한다. 변속기를 S 모드로 옮기면 알피엠이 상승한다.


정지 상태에서 급출발을 해도 휠스핀은 일어나지 않았다. 주행안정장치의 개입이 빠른 편이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도 엔진은 부드럽게 가속을 이어간다. 4000부터 레드존. 레드존을 터치하면서 변속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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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측기로 측정한 재규어 XK 2.2D의 0-100km/h 가속시간은 8.4초. 가속거리는 141.21m였다. 시속 220km 가 안전최고속도다. 고속에서도 안정감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200km/h을 넘었는지 계기판을 보고야 알 수 있다. 체감 속도가 낮은 것. 디젤엔진이지만 거칠지 않다. 잘 길들여진 느낌이다. 잘 다듬어져서 완성도가 높은 엔진이다. 정시 상태에서 가속을 이어가면 조용한 실내에서 엔진소리가 앞서 들리다가 바람소리가 점차 엔진 소리를 이기면서 속도가 높아진다. 속도에 비해 조용했고 바람소리도, 엔진 소리도 귀에 거슬리지 않았다. 소리가 작으면 작은대로, 크면 큰 대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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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지 않은 배기량이지만 운전자의 의도에 맞춰 힘을 뽑아낸다. 시속 140km에서도 가속페달을 밟으면 엔진소리가 살아난다. 높은 알피엠을 쓰지 않고도 편안하게 힘을 낸다. 잔뜩 인상을 찌푸리며 힘을 쓰는 게 아니다. 편안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필요한 힘을 꺼내준다는 느낌이다. 큰 힘을 쓰는데 엔진이 부담이 없다. 미소를 머금고 무거운 역기를 들 듯 편안하고 쉽게 속도를 낸다. 변속은 거의 느끼기 힘들 정도로 부드럽고 자연스럽다. 180km/h에서 흔들림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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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00km에서 급제동을 시도했다. 관절이 꺾이는 것처럼 우드득 거리는 요란한 소리가 귀를 자극한다. ABS가 제대로 작동하며 차를 멈추는 것. 정확하게 작동하는 것은 좋은데 요란한 소리가 공치사 하는 것 같다. 차가 멈추면 엔진도 멈춘다. 부산하게 달리다 차가 멈출 때 찾아드는 적막한 느낌은 매번 겪을 때마다 어색하다. 계측기로 측정한 재규어 XJ 2.2 D의 시속 100km에서 제동거리는 42.31m다. 제동시간은 3.45초.


재규어 XK 2.2 디젤의 판매가격은 6590만원. 재규어 라인업중 가장 저렴한 모델이다. 이 가격에 재규어를 탈 수 있다면 귀가 솔깃한 제안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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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의 단도직입


트렁크 천장은 맨 철판이 드러나 있다. 재규어가 럭셔리 브랜드라면 이런 부분까지 꼼꼼하게 마감해야 한다. 눈에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짐이라도 넣으려고 고개를 숙이다가 맨 철판을 만나는 민망함은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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