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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승기

포드 포커스의 배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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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종훈 작성일11-09-19 14:35 조회8,472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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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1110286.JPG포드 포커스가 왔다.


수입차의 소형화 추세는 이제 확실한 대세다. 시장이 커지면서 판매를 견인할 수 있는 볼륨모델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폭스바겐이 제타를 출시했고 벤츠도 A 클래스 투입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시트로엥, 피아트 등 한국 시장 진출을 앞둔 브랜드들 역시 중소형차 위주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포드 포커스도 그중 하나다. 미국과 유럽에서 포드를 대표하는 소형차로 널리 이름을 알린 포커스가 이제 한국 시장에서도 팔린다. C 세그먼트에 속하는 차로 국내 기준으로 본다면 준중형에 해당한다. 미국차라고는 하지만 포커스는 유럽에서 개발을 주도했다. 포드 유럽의 준중형 모델 연구팀이 전체 개발을 주도했고 파워트레인은 영국 포드 기술센터가 맡았다. 물론 미국 포드 본사의 엔지니어들도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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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가 새로 들여온 이 작은 차를 공식 발표 전에 시승했다. 5도어 해치백과 4도어 세단 두 가지 모델로 라인업을 짰다. 5도어 해치백은 SE, SEL, 티타늄3종이, 4도어 세단은 SE와 SEL의 2개의 트림으로 구성된다. 시승차는 5도어 해치백 티타늄. 판매가격이 3,570만원. 인테리어 패키지를 더하면 3,620만원까지 가격이 올라가는 포커스 라인업중 최고급 모델이다.


길이 4,360mm로 현대 엑센트보다 조금 크고 아반떼 보다 작은 크기다. 역시 작은 차는 해치백이 어울린다. 앞모습은 산만하다. 범퍼 윗부분은 얇고 아래는 두껍다. 보닛을 타고 내린 라인은 범퍼로 이어지면서 화려한 앞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작은 차라 현란하고 화려한 디자인이 어울린다. 


포커스의 디자인 키워드는 ‘키네틱 디자인’이다. 차가 움직이는 듯 한 동적인 디자인을 추구한다는 것. 자동차가 서있을 때에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는 게 포드측의 설명이다. 키네틱 디자인은 측면 실루엣에 살아 있다. 보디라인은 앞으로 기울었고 루프라인은 뒤로 기울었다. 리어램프가 측면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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챙이 긴 모자처럼, 루프라인 뒤로 스포일러가 만들어졌고 그 아래로 해치백 도어가 있다. 라인들이 복잡하다. 해치백을 열면 복잡한 라인이 그대로 드러난다. 정형화된 틀을 벗어난 리어램프다. 


실내는 아늑하다. 넓지 않은 공간을 잘 활용해 여유 있게 만들었다. 뒷좌석도 좁지 않다. 가죽으로 감싼 스티어링 휠은 손에 착 감긴다. 쥐는 맛이 좋다. 놀라운 것은 핸들이 최대 2.4회전 한다는 것. 일반적인 세단이 3회전하고 조향비를 좁게 가져가는 스포츠세단들이 2.5~2.7 회전 가량인데 포커스는 이보다 더 좁다. 핸들을 조금 돌려도 차가 크게 반응하게 만들었다는 것. 차의 반응이 민첩하다는 말이다. 서스펜션과 하체의 강성이 뒷받침된다면 매우 다이내믹한 동적특성을 기대할 수 있음을 암시해주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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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의 스티어링 휠은 EPAS 방식이다. 유압 방식이 아니라 전동 모터를 이용해 작동한다.  필요할 때만 파워 어시스턴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유압식에 비해 효율적이고 액티브 주차 보조 시스템과도 연동할 수 있다.


변속레버의 토글스위치도 눈에 들어온다. 변속레버를 쥔 채로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시프트 업, 다운을 할 수 있는 것. 나름 재미있는 요소다.
시원한 8인치 모니터다. 일부 차종에서는 내비게이션이 되지 않아 쓰임새가 확 줄어든다. 센터페시아 한 가운데에는 SONY 라는 글씨가 큼직하게 박혔다. 생뚱맞다. 소니를 저렇게 크게 강조할 필요가 있을까. 소니가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브랜드인지 의문일 뿐 아니라 간판 크다고 값어치가 올라가는 건 아니다.


완성된 자동차에 다른 브랜드를 노출 시키는 건 매우 드믄 경우다. 차의 격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는 경우에 한 해 매우 제한적으로 노출시킨다. 노출 시키는 경우라도 눈에 잘 띄지 않게 한다. 오디오 부분만 한정해서 본다면, 체어맨 W에 적용된 하만 카돈, 인피니티와 르노삼성차의 보스, 아우디의 뱅앤올룹 정도를 꼽을 수 있다. 포드와 소니의 조합이 안 어울리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기엔 둘 다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 ‘소니’ 라는 표시는 없애거나 눈에 안띄게 하는 게 낫겠다.


와이파이 핫스팟 기능은 눈에 뜨인다. 아이폰의 핫스팟 기능을 이용해 자동차 안에서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 아이폰 기능을 이용해 자동차 실내를 무선 인터넷존으로 만들어주는 것. 아이폰과 자동차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만한 기능이다. 굳이 차와 동기화하지 않아도 스마트폰 자체 기능으로 주변을 와이파이존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그리 놀랄 일은 아니지만 자동차가 스마트폰을 이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켰다. 북악 스카이웨이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와인딩코너가 이어지는 길이라 스티어링휠을 가만히 두지 못한다. 이리 돌고 저리로 방향을 틀며 굽은 길을 달렸다. 단단한 하체가 느껴진다. 달리는 성능은 제법 신경을 쓴 듯하다. 노면 충격도 잘 커버한다. 잔진동은 거의 없다. 20.2kg.m의 토크, 162마력의 힘을 내는 2.0리터 엔진은 굽이치는 산길을 여유있게 내닫는다. 내리막 길에서 토글 스위치를 이용해 시프트다운을 하면 엔진 브레이크도 잘 작동한다. 굳이 브레이크를 쓰지 않아도 될 정도. 변속기는 듀얼 클러치가 적용된 6단 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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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에는 토크 벡터링 컨트롤 시스템이 있다. 구동바퀴인 앞바퀴의 좌우 토크를 적절하게 조절해주는 기술이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 코너 안쪽 앞바퀴에 브레이크를 미세하게 잡아줘 부드럽고 민첩하게 코너링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차가 안정감 있게 코너를 돌아나가는 비결이다. 강북강변도로에서 인천공항 고속도로를 진입하는 램프를 빠르게 달렸다. 코너를 타고 도는 정확한 몸놀림이 인상적이다. 정확한 스티어링, 단단한 서스펜션과 215 50R 17 사이즈의 콘티넨탈 타이어가 함께 만들어내는 주행성능은 수준급이다. 아드레날린이 샘솟는다. 레이싱 트랙에 올라서도 충분한 성능을 보여줄 차다. 오랫동안 WRC에서 갈고 닦은 노하우가 적용된 결과물이라는 게 포드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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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는 좋다. 전후방 시야는 물론 사이드 미러에 사각방지용 볼록 거울이 추가돼 있어 옆으로 바짝 붙어 달리는 차들도 시야에 들어온다.


직분사 엔진에 듀얼 클러치를 적용해 힘을 키우고 낭비를 없앴다. 큰 힘을 내면서 연비도 향상시키는 방식이다. 체감하는 힘과 안정감은 우수하다.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데 원하는 만큼의 속도를 즐길 수 있다. 가속페달의 반응도 빠른 편으로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제법 힘 있는 펀치력을 즐길 수 있다. 작지만 차의 흔들림도 덜해 안정감 있는 주행을 즐길 수 있다.


문제는 바람과 소음이다. 시속 80km 부근의 일상적인 주행 영역에서도 조용하지 않다. 이 속도에서는 안락함과 조용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귀로 전해지는 자극이 심해 편치 않았다. 바람소리도 제법 들렸고 도로에서 전해오는 잡소리도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바닥을 통해 들어왔다.


시속 100km에서 정속주행하면 rpm은 2,200에 머문다. rpm이 조금 높은 수준이다. 속도를 높이면 A 필러에 부딪히는 바람소리가 점점 커진다. 윈드실드 경사를 많이 줘 바람의 저항을 줄였다고는 하지만 실제 귀로 전해지는 바람소리는 소형차 수준이다. 포드 토러스의 놀라운 정숙성을 포커스에서는 만날 수 없었다.


포커스는 초음파 센서를 이용한 액티브 주차 보조 시스템을 채택했다. 버튼을 누르면 센서를 이용해 거리와 각도를 계산 후, 안내에 따라 변속기와 가속 페달, 브레이크 페달 속도를 조절해 자동으로 주차해준다. 내리막길에서도 이용할 수 있어 더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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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의 판매가격은 4도어 세단 SE 모델 2,910만원부터다. 가장 비싼 모델은 5도어 해치백 티타늄 모델로 3570만원. 비싸다. 포커스보다 싸게 살 수 있는 수입차가 많다. 혼다 시빅, 폭스바겐 제타, 닛산 큐브, 토요타 코롤라 등이 있다. 3500만원이면 혼다 어코드, 토요타 캠리, 미니 쿠퍼 등도 노릴 수 있다. 국산차로 넓히면 그랜저, K7, SM7 등을 살 수 있는 가격이다. 포드의 배짱이 놀랍다.


포드코리아의 이 같은 자세는 수업 참여에 열의가 없는 학생을 보는 기분이다. 시장에서 좀 더 많이 팔아보려는 의지나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국 소비자들도 미국차를 많이 타야 한다”고 말했다.


포드는 한국 시장에 좀 더 진지하고 성의 있게 접근해야 한다. 한국 시장에서 많이 팔고 싶다면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좀 더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겸손하게 다가서야 한다.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지 않은 채 엄마의 치맛바람에만 의지하는 모습으로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한국의 수입차 시장은 연간 10만대가 팔리는 완전 개방된 시장이다. 그 안에서 미국차들은 겨우 9% 전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미국차가 많이 팔리지 않는 것은 한국 시장 탓이 아니다. 미국차 탓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8인치 모니터를 폼 나게 적용했지만 내비게이션을 기본 적용하지 않았고, 음성인식 시스템은 영어만 가능하다. 그나마 한국 사람이 하는 영어는 자꾸 에러를 유발한다. 판매가격은 시장 상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호기 있게 책정했다. 소비자들을 설득하려는 진지한 노력이 부족하다.



 




항목


단위


포드 포커스


4도어 세단


5도어 해치백


길이



4,535


4,360


너비



1,825


높이



1,475


휠베이스



2,648


공차중량



1,420


1,415


승차정원



5


엔진형식


  <?xml:namespace prefix = o />


직렬4기통 직분사 가솔린


배기량



1,999


 


최고출력


마력/rpm


162/6,500


 


최대토크


㎏?m/rpm


20.2/4,450


 


변속기형식


 


6단자동


 


굴림방식


 


전륜구동


 


서스펜션



맥퍼슨 스트럿



멀티링크


브레이크



디스크



디스크


타이어


P215/50R17


공인연비


/


13.5


CO2 배출량


g/km


173


가격


만원


2,910~3,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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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 yes@autodiar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