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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승기

자신감으로 빚어낸 파격, 벨로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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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종훈 작성일11-03-17 21:00 조회4,305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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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새 아이콘, 벨로스터가 드디어 나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언제 출시할까 관심의 초점이 됐던 모델이다.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던 모델이 해를 넘겨 등장했다. 기다림 끝에 만나 더 반갑다. 벨로스터는 현대차 라인업에 지금까지 없던 전혀 새 모델이다. 지금까지의 틀을 깨고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만들어진 신차답게 출시 포맷도 지금까지의 현대차와는 달랐다. 잠실 종합운동장에 특설 무대를 만들어 블록버스터급 파티를 열고 벨로스터를 화려하게 데뷔시켰다. 무대 앞에 소파를 갖다놓고 고위 관료들 앉혀놓는 형식이 아니어서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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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스터는 현대차의 도전이다. 비대칭 구조로 전형적인 세단이 틀을 깼을 뿐 아니라 소형차에서 프리미엄 가치를 들고나와서다. 벨로스터에는 프리미엄 유스 랩(Premium Youth Lab)이라는 콘셉트가 담겨있다. 현대차가 이제 작은 차에서도 ‘프리미엄’을 추구한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작은 차는 싸다는 공식을 부인하는 것이다. 현대차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향해 한 걸음씩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차다. 자신감이 보인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주변부에 머물던 현대차가 이제 그 중심부를 파고들면서 자신만만하게 벨로스터를 뽑아든 것이다. 


현대차는 이 차를 1만8,000대만 한정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워낙 대량이라 한정판매의 의미가 조금은 퇴색하지만 그래도 양적 판매를 고집하지 않고 제한된 물량으로 퀄리티를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대견하다. 한편에서는 그 정도가 최대치가 아니겠냐는 냉소적인 전망도 있지만 꼭 그렇게 볼 일만은 아니다. 1만5,000대를 넘어가면 구매 의향자들이 조급증이 나겠다. 일단 질러버리는 충동구매자도 없지는 않을 터. 1만8,001번째 구매자는 억울하겠다. 해가 바뀌어야 차를 받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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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스터는 비대칭 3도어다. 뒷문은 오른쪽에만 있다. 왼쪽에는 뒷문이 없다. 가장 쓰임새가 적은 도어를 막아버린 것.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좋아하겠다. 문제는 우측핸들을 만들 때 금형을 따로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돈이 더 들어가지만 현대차는 우측핸들차도 만들어 수출하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국내에선 한정판매로 수익에 제한이 있겠지만 수출해서 벌어들이겠다는 의지다.  


벨로스터는 쿠페와 해치백을 섞은 디자인이다. 왼쪽에서 보면 투도어 쿠페의 모습이, 오른쪽에서 보면 3도어 해치백의 모습이 보인다. 그래서 비대칭이다. 도어 패널에 붙여진 윈도 버튼도 3개뿐이다. 왼쪽 뒤창은 안 열리고 오른쪽 뒤창은 열린다. 뒤창은 양쪽 모두 좁다. 조금 과장한다면 머리 큰 사람은 차창 밖으로 머리를 내밀기가 부담스러울 정도. 뒷공간은 좁지만 그나마 바닥이 평평해서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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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대의 시승차가 서있는 주차장은 울긋불긋 화려했다. 무려 9개의 컬러가 적용됐는데 빨강 파랑 노랑에 황금색까지 화려한 색들이 많다. 특히 노란색과 황금색이 눈에 띈다. 그 앞에서는 빨간색이 오히려 구태의연하게 보인다. 현대차는 황금색에 비타민 C, 노란색에는 썬플라워라는 컬러 네임을 붙였다. 그린 에플, 벨로스터 레드, 블루오션 등 컬러 네임도 각별하다. 보디컬러는 18인치 휠에도 스며들었다. 휠 가운데에 보디컬러와 동일한 색을 넣어 포인트를 준 것. 구석구석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다.


보닛 위로는 마치 에어인테이크 처럼 보이는 장식이 있다. 차를 좀 더 개성 있게 만드는 포인트다. 듀얼머플러를 양 옆으로 찢어놓지 않고 한 가운데로 모았다. 마치 차렷 자세로 붙어있는 머플러다. 리어 램프 주변에는 굴곡을 강조해 볼륨감 있는 리어뷰를 완성했다. 크라이슬러 크로스파이어를 닮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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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몸에 딱 맞았다. 특히 허벅지 양옆으로 지지해주는 쿠션이 튀어나와 있어 운전할 때 몸을 잘 지지해준다. 특히 코너에서 느낌이 좋다.손에 딱 잡히는 시프트레버는 게이트 타입이지만 각 레인지가 드러나지 않게 플라스틱 커버로 깨끗하게 덮었다. 굿 아이디어다. 6단 자동변속기는 수동변속 기능도 갖췄다. 시동버튼을 눌렀다. 슈퍼비전 클러스터 계기판에 조명이 들어온다. 


전에 없던, 전혀 새로운 디자인의 차지만 엔진과 변속기는 아반떼에 올라간 그대로다. 140마력짜리 1.6 GDI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 더블클러치 변속기를 벨로스터에 올린다고 전해 들었지만 아니었다. 설명서 어디에도 더블 클러치 얘기는 없다. 잘못 들었거나 혹은 늦춰졌거나. 둘 중 하나다. 춘천고속도로 위에 차를 올렸다. 풀 가속. 제법 무게가 나가는 성인 두 사람을 태우고 벨로스터는 속도를 높여갔다.


빠른 가속은 아니다. 스포츠카 같은 팽팽한 긴장감, 빠른 순발력을 기대했지만 그 정도 까지는 아니었다. 익히 접했던 1.6 GDI 엔진의 익숙한 반응이다. 100km D에서 2000rpm으로 여유를 보인다. 힘 찬 가속은 속도를 올릴수록 탄력이 줄어든다. 수동모드로 가속을 이어가면 시속 50, 80, 120, 170km에서 각각 시프트 업이 일어난다. 시속 170에서 5단 시프트업이 일어나는데 5단 150~160km/h에서 4단으로 시프트 다운은 안 된다. 이 속도에서 레버를 아무리 재촉해도 차는 묵묵부답이다.


놀라운 것은 고속 안정성과 바람소리. 고속에서 바람소리는 의외로 작다. 100km/h 부근에서는 제법 바람 소리가 들리는데 180km 전후의 고속주행을 하면 의외로 속도에 비해 바람소리가 크지 않다. 주행 안정감도 좋아서 체감속도는 실제속도보다 낮다. 차가 그만큼 안정적이어서 몸이 느끼는 속도가 낮은 것이다. 엔진 소리는 무난하다. 하지만 벨로스터에 무난함은 어울리지 않는 요소다. 조금 더 특색 있는 엔진 사운드를 기대할 텐데 그런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너무 평범한 소리다. 튜닝을 하면 훨씬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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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딩로드를 따라 달리는 데 뒤가 잘 따라준다. 강한 서스펜션은 거친 노면에서 가끔 튕기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도로를 잘 읽고 달렸다. 현대차가 자랑하는 섀시 통합제어시스템(VDC)가 빛을 발한다. 좁은 코너를 강하게 잡아 돌리면 잠깐 타이어 비명이 들렸다 사라진다. 재미있는 코너링을 경험할 수 있다.  핸들을 완전히 감으면 정확하게 3회전한다. 승차감과 성능을 모두 노리는 무난한 조향비다. 벨로스터라면 조금 타이트하게 세팅해도 좋겠다.


연비는 15.3km/L로 1등급. 수동변속기는 16.3km/L까지 달릴 수 있다. 현대차 GDI 엔진의 성능과 연비는 경쟁사에서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는 부분이다. 현대차 기술의 승리인 셈. 벨로스터는 유니크와 익스트림 두 개 트림만 운용한다. 자동변속기 장착 기준을 차값은  유니크 1,940 만원, 익스트림 2,095만원이다. 차의 가치를 떠나 20대~30대 초반의 젊은 친구들에겐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그래도 젊은 친구들이 자유분방하게 즐기기에 딱 좋은 차다.


성능은 디자인을 따라가지 못했다. 성능을 좀 더 높여서 다이내믹한 주행감을 살리면 금상첨화겠다. 더블 클러치를 적용하고 배기량을 높이거나 터보를 올리는 등의 방법으로 출력을 조금 더 높이면 좋겠다. 그래야 성능과 디자인이 어울리겠다.벨로스터는 현대차 라인업에 양념 같은 역할을 하는 존재다.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가 대량 판매로 브랜드를 이끄는 캐시카우라면 벨로스터는 판매에 연연하지 않고 ‘우리 이런 차도 만든다’고 자랑할 수 있는 그런 차다. 벨로스터가 있어 현대차의 라인업이 훨씬 풍요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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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훈의 단도직입
트렁크는 높다. 바닥에서 짐을 들어 트렁크에 넣기 위해선 꽤 높이 들어 올려야 한다. 여성들은 불편하겠다. 벨로스터의 최대 약점은 뒷좌석 머리 윗공간이 아닐까 싶다. 뒤창을 지붕 위까지 끌어올려 뒷좌석 머리 앞쪽까지 전진배치했다. 밖에서 보기엔 좋을지 모르나 내부에는 지붕과 뒷 유리창 사이에 턱이 있는데 머리를 부딪치기 딱 좋게 생겼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 뒷좌석 승객 머리가 앞으로 쏠리면 지붕 턱에 찧을 판이다. 뒤창이 너무 위로, 앞으로 나갔다. 뒤로 빼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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